카드수수료·의무수납제, 문제의 본질과 대책 방향
   조남희 2018-11-01 235
  

[EE칼럼] 카드수수료·의무수납제, 문제의 본질과 대책 방향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신용카드는 현금을 대신해서 결제하는 수단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카드 이외에 과연 무엇이 결제 수단으로 대체할 만한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거래시 수반되는 카드수수료 문제는 매년, 선거 때마다 혹은 서민·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언급될 때 마다 단골메뉴가 되고 있다. 아마도 일부는 적폐적인 수수료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드수수료 문제가 지금과 같은 양상으로 봇물을 이루는 것은 일종의 포퓰리즘이고, 일방적인 요구일 수도 있다고 본다. 극히 비시장적인 접근과 시각이라는 점에서, 지금은 새로운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서민·자영업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카드수수료를 단골메뉴로 언급하고, 일방적인 카드수수료 인하가 서민만을 위한다는 행동으로만 비춰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분명 카드수수료가 서민·자영업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서민·자영업자의 부담이 카드수수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더 나아가 카드수수료 때문이라 해도,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어떻게 접근·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나 문제제기라면, 카드회사를 차라리 금융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옳을 수 있다. 카드수수료가 가맹점 입장에서는 분명 높을 수 있는 것이지만, 소비자의 혜택과 서비스, 편의를 제공하는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이해당사자의 하나인 카드사용자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은 듯 하며, 무조건 높기 때문에 무조건 인하하는 논의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 합리적 방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카드소비자의 의견도 충분히 고려하고, 카드수수료의 핵심 문제를 보다 더 투명성있고 공정·합리적으로 제시하는데, 정부가 해야 할 부분, 카드사가 해야 할 부분, 소비자가 부담할 부분, 가맹점의 부담할 부분 등과 함께 수수료 발생구조의 근본적 문제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대다수 카드소비자의 의사는 무시한 채 무조건 따르라는 당국의 인식 또한 없어져야 한다.


카드수수료 문제는 최근 10여 년 간 문제가 되어 왔건만, 근본적인 대책 접근 없이 그때 그때마다 일부 수수료 인하만 실행해 오는 눈가림 정책을 반복하거나? 특정 집단의 서민보호 메뉴로 활용되어 오는 등 개탄스러운 상황이 오늘까지 지속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심도있는 정책적 연구나 정책 제시 없이 업계만 그때 그때 쥐어짜는 극히 수준 이하의 방법으로 일관해 왔다.


최근 최저임금 문제가 대두되면서 해결방안의 핵심으로 카드 수수료, 의무수납제 문제가 부각된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수료 체계 문제와 수수료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전 정부적 대책 접근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에서 무조건 ‘제로페이’를 도입하겠다고 나서기까지 하고 있다. 기본적인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도입하려는 것 또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 만약 일부 목소리에 기인한 일방적인 의무수납제 폐지 등은 결코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아마도 이런 대책들이 획기적인 개선안인 것처럼 제시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고 있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현재와 같은 원칙 없는 접근, 여론몰이식 해결 방안이 아닌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카드수수료와 의무수납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금융위 TF로는 카드수수료 인하, 의무수납제 폐지와 관련한 본질적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전 정부 차원을 구성하여 이번 기회에 시장과 소비자, 정부와 가맹점, 카드사가 합리적 대책에 합의하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해 본다.


 


에너지경제 ekn@ekn.kr 2018.08.27 10: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