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국정감사 왜 못 바꾸나
   조남희 2018-11-01 244
  


[EE칼럼] 알맹이 없는 국정감사 왜 못 바꾸나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지금 여의도 국회는 가장 바쁜 시기라 할 수 있다. 정부를 상대로 감사를 하고 있지만, 이래도 되는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필자도 국감현장에서 직접 듣고자 방청객으로 감사장을 찾을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 국정감사가 어떨까 하는 예상을 해봤다. 사실 "올해는 얼마나 나아질까. 얼마나 심도 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갈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국정감사는 ‘이대로는 안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는 것이 현장에서 체험한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왜냐하면 과거보다 전혀 나아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워진 탓에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는 지금, 이런 국감으로 얼마나 나아질 것인가 의문이 든다.


이런 문제가 나오는 원인을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역할 분담만 있지 행태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과거의 야당이 지금의 여당이다. 여당이 되니 과거의 날카로움은 없고, 집권당만 생각하는 너무 빠른 변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분명 역할 변화에 따른 책임도 없지 않겠지만, 행정부 잘못에 대한 지적에 그렇게 무딘 자세를 보인 것은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야당으로서 보여줘야 할 예리한 지적이 없는 것도 문제다. 여·야 모두가 과연 얼마나 정책과 시장, 소비자에 대한 깊은 조사가 있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둘째, 일회성 일문·일답으로 그친다는 것이다. 질문을 하면, 답변의 대부분은 ‘검토해 보겠다’, ‘그렇다고 보지 않지만 살펴보겠다’, ‘한계가 있다고 보여지나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라는 식의 답변만을 한다. 이런 문답이 한번밖에 오고 가는 상황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심도 있는 연구와 전문가적 질문보다 단편적 질문에 도식적인 대답으로 일관되는 국감이라면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다.


셋째, 개별사안 위주, 전문성 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질의가 지나치게 개별사안이나 사례위주로 제시되는 것도 문제다. 개별사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된 사안을 법률과 규정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개정, 개선해 나가야 하는 지를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다 보니 답변은 싱겁게 살펴보겠다고 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는 과거 질의와 크게 변하지 않는 반복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전문성 측면에서 보완도 중요하다고 본다. 의원들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 개진 등을 폭넓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참고인이나 증인 선정에 문제가 많다. 힘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은 이런 문제를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증인대상자로 선정한 것이 얼마나 심도 있는 논의 후에 결정됐는지 의문을 갖을 수밖에 없다. 1인 의원을 위한 증인이나 참고인이 아닌 보다 다수 의원의 증인, 참고인이 선정되고, 보다 의미 있는 우선순위 사안과 관련된 증인을 선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정부 들어서 ‘개혁’이라는 단어가 아젠다로 제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국회라는 입법부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볼 수 없다고 할 만큼 실망스런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내년 국감도 선거를 앞둔 시기이기 때문에 올해보다 나아진 모습은 보여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국회는 이번 회기 안에 국정감사를 상시 청문회로 제도를 개선하는 등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회로 크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에너지경제 ekn@ekn.kr 2018.10.17 16:07:52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392052